07_ 대인지각 및 대인사고

07_ 대인지각 및 대인사고

세 번째 주제는,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하고 대처 행동을 결정하는 데 관여하는 인지적 과정이다.
이 과정은 크게 의미추론 과정, 의미평가 과정, 대처 결과 과정으로 구분될 수 있다.

1. 대인지각과 인상 형성

우리는 매일 여러 사람과 만나면서 그때마다 만나는 사람의 내면적 속성에 대해서 판단한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에 근거하여, 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고 나의 행동을 결정한다. 이와 같이 다른 사람의 속성에 대한 지각은 대인 행동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심리적 요인으로서 사회심리학에서는 대인지각 (Person Perception) 이라고 지칭한다.

대인 지각은 물체에 대한 인식 활동인 대물 지각 (Object Perception) 과 대별되는 용어로서 사람에 대한 인식 활동을 뜻한다. 대인 지각과 대물 지각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커다란 차이점을 지닌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대인 지각에서는 그 지각 내용이 정확한 것인지를 판단할 분명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대물 지각에서는 물체의 크기나 무게를 측정하는 객관적 기준이 있어서 판단의 정확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지각에서는 그런 기준이 없거나 애매모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간의 성격, 능력, 의도, 감정과 같은 심리적 속성은 다른 사람에 의해 객관적으로 평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점은 대인지각의 대상인 사람이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존재라는 점이다. 사람은 자신을 잘 보이게 하기 위해 지각이나 판단의 근거가 되는 단서를 조작해서 지각자의 판단을 오도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대인지각은 대물 지각에 비해 훨씬 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사람을 정확하게 지각하고 판단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 인간관계가 복잡하고 오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일은 상대방에 대한 첫인상을 형성하는 일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나는 즉시 또는 몇 마디의 말을 나누고 나면 곧 그에 대한 인상을 갖는다. 이러한 인상 형성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고 순식간에 일어난다. 이렇게 형성된 인상은 정확한 것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첫인상은 이후의 대인행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첫인상은 상대방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재확인되기도 하고 수정되기도 한다. 인상 형성 ( Impression Formation ) 은 대인행동을 결정하는 주요한 심리적 요인으로서 사회심리학자에 의해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연구에 근거하여 인상 형성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1) 인상 형성의 단서

인상 형성은 매우 신속하게 일어난다.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나는 즉시 또는 몇 마디 말을 나누고 나면 곧 그에 대한 인상을 형성하게 되는데, 도대체 무엇에 근거하여 이토록 신속하게 인상 형성이 이루어지는 것인가?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충분한 대화나 접촉도 없이 무엇에 근거하여 인상을 형성하는 것인가? 

인상 형성에 사용되는 지각 단서는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사람의 외관적 특성에 근거하여 인상 형성을 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얼굴 생김새, 옷차림새, 비언어적인 행동 단서 등이 인상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얼굴 생김새 : 낯선 사람을 만나면 우리는 제일 먼저 그 사람의 얼굴을 보게 된다. 얼굴의 여러 가지 특징을 통해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을 형성하게 된다. 특히 얼굴 생김새와 얼굴표정은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을 형성하는 매우 중요한 단서로 사용된다.

얼굴 생김새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인상 형성에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4~5세경의 아이는 사람 얼굴이 잘 생기고 못생긴 것에 대해서 판단하게 되며, 그들의 판단은 매우 높은 일치율을 보인다.

아울러 얼굴 생김새에 근거하여 개인의 지능이나 성격과 같은 내면적 특성에 대한 인상을 형성한다.한 연구에서 교사에게 같은 성적을 받았지만 얼굴 생김새가 다른 두 학생에 대해 평가를 하게 한 결과, 잘생긴 학생이 그렇지 못한 학생보다 더 똑똑하고 인기가 있으며 상급학교로의 진학확률도 높을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차재호, 1995)
 
얼굴 생김새와 아울러 얼굴표정 역시 개인의 성격을 판단하는 중요한 단서로 사용된다. 같은 얼굴이라도 웃는 얼굴 표정과 찡그린 얼굴표정은 매우 다른 인상을 주게 된다. 이렇듯, 얼굴은 매우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우리는 얼굴 속에서 인상 형성을 위한 지각 단서를 얻는다.

옷차림새 : '옷이 날개' 라는 말이 있듯이, 옷차림새는 인상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옷은 사람의 가장 넓은 표면을 차지하고  따라서 옷차림새는 개인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옷차림새는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 교육 수준, 직업뿐만 아니라, 성격, 가치관, 흥미 등과 같은 심리적 특성에 대한 인상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정장 차림새에 넥타이를 단정하게 차려입은 20대 청년과 헐렁한 셔츠에 무릎 부분이 찢어진 청바지 차림의 20대 청년을 상상해보자. 우리는 두 청년에 대해 다른 인상을 갖는다. 정장 차림의 청년에 대해서는 예의 바르고 책임감이 강하며 다소 고지식할 것 같은 인상을 받지만, 청바지 차림의 청년에 대해서는 자유분방하고 솔직하며 다소 저항적일 것 같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이렇듯, 인상 형성은 옷차림새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옷차림새는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매우 미묘하게 인상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