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평가 과정

 

Ellis (1962) 에 의하면, 대인관계에서 부적응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타인은 항상 나에게 ~해야 한다." 또는 "나는 언제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 해야 한다. "

또는 "~해서는 안 된다."  라는 당위적인 명제형태 신념을 자신이나 타인에게 부과하며 그러한 신념에 어긋나는 결과가 발생하면 매우 부정적이고 재난적인 것으로 평가하게 된다.
 
대인관계와 관련된 비현실적 신념의 예 중에는 "나는 항상 다른 사람들로부터 애정과 존중을 받아야 한다." 

"나는 항상 다른 사람들 앞에서 절대로 실수해서는 안 된다. " "친구는 항상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와 같은 신념들이 있다.

이러한 신념은 누구나 소망하는 것이지만 현실 속에서 충족되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신념들이다. 따라서 이러한 신념을 지닌 사람은 기대와 현실의 괴리를 자주 느끼게 되며 심리적인 동요와 더불어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사이에도 경우에 따라서는 서로 비난을 할 수 있다" 라는 신념을 지닌 사람에게는 친구의 비난이 "유쾌하지 않지만 있을 수 있는 일" 로 평가되어 그 친구에 대해서 과도하게 불쾌한 감정을 느끼지 않게 된다.

이렇듯이, 의미평가 과정은 실제 일어난 사건의 의미와 자신이 지니고 있는 신념을 비교하여 평가함으로써 사건에 대한 감정을 결정하게 된다.
 
의미추론 과정과 의미평가 과정은 사실상 거의 동시에 일어나는 매우 밀접한 사고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과정은 대인감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구분되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어떤 모임에서 한 친구가 나에게 모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 웃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의미추론 과정에서 '나를 좋아한다' 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고 '나를 비웃으며 조롱하는 것' 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에 의미평가 과정에서 '좋아한다는 웃음은 당연한 것' 으로 평가하면 유쾌한 감정이 경험될 것이다. 그러나 '그 친구가 내게 웃음을 보여 주다니 기대하지 않았던 긍정적인 일' 이라고 평가하게 되면 강한 유쾌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또한 의미추론 과정에서 '나를 비웃는 것' 이라고 해석한 경우에도 의미평가 과정에 따라서 결과적 감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비웃음을 받는 것을 수용하기는 어렵지만 그럴 수도 있는 일' 이라고 평가하게 되면 약한 불쾌감정을 느끼게 되겠지만, ""나를 비웃다니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 이라고 평가한다면, 강한 분노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비웃는 것은 당연다. 오늘 내가 모임에서 바보 같은 짓을 많이 했으니 비웃음을 당해 마땅하다."고 평가했다면, 분노보다는 자괴감이나 자책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처럼 어떤 사건에 동일한 의미를 부여할지라도 그 의미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결과적 감정이 현저하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일차적 평가의 내용은 그에 상응하는 정서를 유발한다. 사건이 이롭고 긍정적이라는 평가는 기쁨, 유쾌함, 사랑, 만족, 해방감 등의 긍정적인 감정반응을 가져오는 반면, 해롭고 부정적이라는 평가는 불안, 두려움, 분노, 죄책감, 부러움, 질투, 혐오 등의 부정적인 감정반응을 초래한다.
 
의미평가 과정은 Lazarus (1981, 1991)가 주장하는 일차적 평가 (Primary Appraisal) 와 매우 유사한 인지적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Lazarus (1991) 에 따르면, 사람들은 어떤 사건에 직면하게 되면 그 사건이 자신에게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또는 이로운 것인지 해로운 것인지를 판단하게 된다.
 
3) 대처결정 과정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일어난 사건의 의미를 평가하고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or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물음에 대해서 사고하는 과정이 대처결정 과정이다. 대처결정 과정은 대인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여 대처할 것인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사고과정을 의미한다.

대처결정 과정은 Lazarus (1991)가 말하는 이차적 평가에 해당되는 심리적 과정이다.
 Lazarus (1991)에 의하면, 사람들은 스트레스 사건에 대한 일차적 평가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