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부적응적 대인신념

2023. 3. 29. 01:18Y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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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부적응적 대인 신념


일상생활에서 부적응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비현실적인 내용의 완고한 신념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Beck,1976; 1958, 1962) 특히 인간관계에서 부적응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원만하고 효과적인 대인관계를 방해하는 여러 가지 부적응적인 대인 신념을 지니게 된다. 이러한 부적응적인 대인 신념의 특성을 살펴보기로 하자.

1) 부정적인 대인 신념
부적응적 인간관계를 나타내는 사람 중에는 부정적인 대인 신념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L군의 사례에서 L군은 자기 외모에 대한 부정적 생각과 더불어 여성에 대한 부정적 믿음이 이성 관계를 가로막고 있다. 이처럼 원활한 인간관계를 저해하는 부정적인 대인 신념은 매우 다양하다.


[ 부적응적인 대인 신념 사례 ]
공과대학 3학년인 L군은 요즘 특별한 이유도 없이 늘 불안하고 초조하여 상담실을 찾았다. 상담 결과, L군은 이성 관계에서 좌절이 많았으며 여성에 대한 강한 분노를 지니고 있었다. 3형제 중 두 번째인 L군은 대학 진학하기 전까지 이성 교제의 경험이 전혀 없었다. L군은 대학 초기에 친구와 함께 몇 번의 단체미팅을 했으나 여러 번 좌절을 경험하게 되었다.

 남녀학생이 각각 서너 명씩 함께 모여 이야기도 나누다가 파트너를 정했는데, L군은 늘 선택되지 못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짝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L군은 그 이유를 키가 약간 작고 체격에 비해 머리가 큰 자기 외모 때문이라고 생각했으며, 그로 인해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갖게 되었다. 몇 달 전 친구의 주선으로 소개팅했는데, 상대방이 좌석에 앉은 지 5분도 되지 않아 약속이 생겼다며 급히 일어났다. 아마도 자기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핑계를 대는 것이라 생각되어 매우 불쾌하고 화가 났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여성들은 기본 예의도 없고 외모나 재력에 의해 남자를 평가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최근에도 친구 권유로 미팅을 나가지만 자신이 또 거부당할 것이라는 생각에 냉소적인 행동을 하게 되어 때로는 소개팅 상대방과 언쟁을 벌이는 일도 생겼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L군은 여성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을 강하게 가지며 요즘은 거짓으로 유혹하여 자신을 좋아하게 만든 후 냉정하게 차 버리는 공상을 자주 하곤 한다. 


인간관계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 회의적이고 비관적인 신념을 지닌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신념의 예로는 "인간관계는 무의미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넘지 못할 벽이 있다." "인간관계는 무능한 사람들이 출세하려는 야비한 처세술에 불과하다." "인간관계는 서로 상처만 주는 소모적이다." "인간관계는 지배와 종속의 관계로써 지배하느냐, 아니면 지배당하느냐의 투쟁이다." "인간관계는 서로 속고 속이는 과정일 뿐이다. 우정이나 사랑은 환상이다. 사랑은 성욕에 불과한 것이다." 등이 있다. 이러한 신념을 지닐 경우, 원만한 인간관계가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생각, 즉 부정적인 자기개념을 지니게 되면 열등감과 우울감을 느끼게 되어 대인관계에서 위축되고 회피적인 태도가 나타나게 된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 신념 중에는 "나는 무능하다. 나는 무가치한 사람이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줄 만한 외모를 지니지 못했다. 나는 사랑받지 못할 사람이다. " 등이 있다. 아울러 타인에 대한 부정적 신념 역시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기적이며 다른 사람을 이용하려고만 한다. 사람들은 적대적이며 항상 다른 사람을 눌러 우위를 차지하려고만 한다. 요즘 사람들은 예의가 없고 무례하다." 등의 신념이 있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인간관계와 인간에게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부정적인 신념은 이러한 양면 중 한쪽 측면에만 초점을 맞춘 신념이라고 할 수 있다. 부정적인 신념은 설혹 그 내용에 타당성이 있다 하더라도 인간의 한 측면에 대한 신념이라는 점에서 편향된 신념, 즉 편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신념은 물론 과거의 여러 가지 부정적인 대인관계 경험으로부터 형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인간관계 상황에는 적절하지 않으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역기능적인 신념이라고 할 수 있다.


2) 왜곡된 대인 신념


대인관계의 부적응을 경험하는 사람은 흔히 왜곡된 대인 신념을 지니고 있다.
사실과 다른 잘못된 내용의 신념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 부족하거나 잘못된 정보와 지식에 근거하여 인간관계나 인간에 대한 왜곡된 신념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 왜곡된 신념은 책이나 매스미디어를 통해 얻은 파편적인 간접적 정보에 근거하여 인간관계나 타인에 대해 왜곡된 관점을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매우 회의적이고 비관적인 인간관을 가지고 있는 철학자나 소설가의 책을 읽고 신봉하는 경우이다. 
 
TV나 신문에 나오는 범죄나 비리를 접하게 되면서 인간은 악하고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을 굳혀 나가게 된다. 또 왜곡된 대인 신념은 자기 체험에 대한 왜곡된 해석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자위행위를 하는 소년이 자신의 자위행위 빈도가 다른 친구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고 생각하여 자신을 스스로 부도덕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자위행위를 통해 호르몬이 지나치게 배출되어 자신의 신체적 건강과 뇌 발달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자신의 소극적 성격은 유전적이며 따라서 노력해도 변화하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소극적 성격으로는 이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다고 믿는다. 이처럼 다양한 내용의 왜곡된 신념은 인간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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