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1. 20:39ㆍYOUTH
03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타인으로부터 소외된 고독한 삶은 불행하고 고통스럽다.
그래서 인간은 누구나 고독을 두려워한다. 인간이 죽음 다음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고독이라고 한다.
이는 인간사회에서 타인을 처벌하는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인간에게 가하는 가장 일반적인 형벌은 감금이다. 즉, 교도소에 감금하여 타인과의 관계를 강제적으로 차단하고 고립시키는 것이다. 특히 독방 수감은 가장 참기 어려운 가혹한 형벌로 알려져 있다.
고독, 즉 타인으로부터 차단되고 격리된 상태가 왜 고통스러운 것일까? 고독이 괴로운 이유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존재가 비사회적 삶을 살아갈 때 고통이 따르게 되는 것이다.
사람 인자는 형상 그대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인간이라는 글자에는 이러한 의미가 다시 한번 강조되어 사람은 '사람과 사람 사이' 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존재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인 이유는 먼저 인간의 생물학적 조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은 가장 무력한 상태로 태어나는 동물이다. 태어나자마자 서고 것도 뛰는 다른 동물에 비하면 인간의 신생아는 너무도 미숙하다. 혼자서는 도저히 생존할 수 없는 미숙한 상태로 태어난다.
그럴 뿐만 아니라 인간은 독립적 생활하기까지 가장 오랜 양육 기간을 필요로 하는 존재이다. 신생아가 일어서서 걷기까지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며 스스로 자기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까지는 2~3년이란 세월이 필요하다. 이렇게 미성숙한 상태에서 태어나는 인간은 출생 시부터 장기간 부모의 보호 아래 양육되어야 하는 존재이다. 즉,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타인의 보호와 도움이 필요한 의존적인 존재이다.
신생아가 선천적으로 행하게 되는 행동 패턴 중에는 부모의 관심을 끌고 보호와 애정을 얻으려는 목적과 관련된 것이 많다. 발달심리학자에 따르면 신생아는 여러 가지 반사행동을 나타낸다. 이러한 반사행동 중에는 손에 무언가가 닿으면 강하게 붙잡는 잡기 반사 ( Grasping reflex ) 가 있는데, 이는 양육자를 붙잡아 매달리고 떨어지지 않으려는 생존 가치를 지닌 본능적 행동으로 이해되고 있다.
또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아들이 사람을 보고 웃음을 짓는 배냇 웃음은 상대방을 알아보고 웃는 웃음이 아니라 부모나 양육자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본능적 행동으로 이해되고 있다.
부모 역시 자기 자녀에 대한 무조건적인 보호본능을 지니고 있다. 모든 부모에게는 자기 자녀가 가장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어린 자녀의 행동은 부모에게 더없이 사랑스러운 재롱으로 느껴진다. 따라서 자녀에 대한 애정이 더욱 강화되고 보호와 양육을 위한 행동이 촉진된다. 부모에게 있어서 어린 자녀의 고통을 지켜보는 것만큼 괴로운 것은 없다.
위험에 빠진 자녀를 구하기 위해 자기 몸을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내던지게 만드는 모성애는 부모의 무조건적 보호본능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이렇듯 인간은 출생 시부터 부모와 밀착된 관계를 통해 장기간 보호를 받아야 하는 생물학적 조건을 가지고 태어난다.
또한 개체로서의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나약한 존재이다.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습득하고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신체적 능력이 부족하다.
날카로운 이와 발톱도 없고 신속하게 오래 달릴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이처럼 불리한 신체적 조건을 가지고 약육강식의 환경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서로 힘을 합치는 협동적인 생활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함께 모여 사는 군집 생활을 해야만 했을 것이다.
뿔뿔이 흩어져 산 인간은 진화의 과정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은 집단생활을 통해 개체의 경험을 공유하고 누적시키는 과정에서 문명을 형성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다. 이렇듯 신체적 나약함이라는 인간의 생물학적 조건은 인간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존재로 만들어 왔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은 어린 시절의 성장 과정 속에서 사회적 존재로 학습되고 교육된다. 인간은 집단을 이루어 공동체, 즉 사회를 구성하여 살아가고 있다.
인간 공동체에는 가족, 친족, 종친회와 같은 혈연공동체, 지역사회나 동향회와 같은 지연공동체 학교나 동문회와 같은 학연공동체, 회사나 정치적 집단과 같은 이익공동체 그리고 민족이나 국가와 같은 민족공동체 등의 다양한 공동체가 있다. 이러한 공동체는 다른 공동체와 때로는 협동하며 때로는 경쟁하고 투쟁하며 존속해 간다.
모든 공동체는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한다. 즉, 모든 공동체는 응집력 있는 강력한 공동체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구성원 개개인에게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과 상호의존적인 협동적 관계를 강조하고 교육해 나간다. 인간사회에서 응집력을 형성하지 못하고 협동적 관계를 이루지 못하는 공동체는 유지되고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여러 가지 공동체에 소속되고 그 공동체의 양육방식과 교육체계를 통해 타인과의 상호의존적 관계를 중요한 가치관으로 습득하게 된다. 이러한 후천적 학습을 통해 인간은 삶에 있어서 타인의 존재가 꼭 필요하며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가 중요함을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내면화한다.
따라서 인간은 고립과 소외를 두려워하고 집단으로부터의 배척과 축출을 무서워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집단에 대한 안정된 소속감과 타인의 애정을 추구하는 사회적 존재가 되는 것이다.
IN MY OPINION
'어차피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존재라면,
필연적으로 순응하고 더 잘 살아보고자 발버둥을 치게 될 것이다.'
함께, 잘 발버둥 쳐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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